한 어항에 작은 붕어 여럿이 거하였는데 본디 태생은 달랐으나 서로간 예를 갖추고


















몸가짐을 조심하니 그 안이 평온하였다.


















그러나 작은 붕어들도 어찌 각자의 몫에 만족함을 알고 그치려 하겠는가.













시일이 지남에 먹이를 놓고 다툼 있어 드센 붕어가 허한 붕어를 괴롭힘이 날로 더해가더라.









































이에 작은 붕어인 은붕 떨치고 일어나 점붕의 앞을 막고 가로되,


















\"점붕 너는 어찌하야 많이 먹고도 더욱 탐하니 엄히 꾸짖어 마땅하도다.\"









































이에 점붕 크게 놀랐으나 곧 정신 차리고 은붕의 면상을 쪼며 말하되,


















\"내가 먹이를 많이 취함은 나의 기골 장대히 하여 이 어항 위 아래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함이거늘


















어찌 네 같은 작은 붕어가 그 뜻을 알고 받들지 아니하느냐.\"









































이 때에 그곳을 지나던 황붕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호통하기를,

















\"감히 점붕 네놈이 나의 위세를 시기하여 대장의 자리를 찬탈하려는 마음 품었더냐\" 하며 곧장 치려 하였다.




































이에 점붕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다른 작은 붕어들 각기 몸을 피하기에 한 길 물속이 몹시 어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