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쉬에 한 번 검색을 해보니 생먹이 채집에 관해서 딱 요거다! 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글은 없는 듯 하더군요.. 물론 네이버나 기타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돌리면 정보를 얻으실 수 있겠지만, 대부분 그냥 채집망에 밥 넣고 던졌다가 건지세요~ 하는 것이어서.... 미력하나마 육식어를 키우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생먹이 채집에 관한 글을 집필해보고자 합니다...

물론 요즘이야 비지떡이나 자루 같은 생먹이 파는 사이트가 여럿 있는데다, 오늘 보니까 그린피쉬에서도 먹이용 물고기 50마리의 품절을 풀고 다시금 판매를 개시했더군요.. 하지만, 사실 50, 100마리, 혹은 1kg이라고 써있어서 느끼기엔 많아보여도, 50마리나 100마리는 폭풍성장하는 육식어들 먹이기에는 그닥 많은 수가 아니요, 1kg라 해봤자 물 무게 빼면 실제 고기는 얼마 되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지요... 그리고 택배비+먹이값을 합쳐서 따져보면 딱히 가격 대비해서 결코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이에반해 채집은, 생먹이 한 번 구입할 비용이면 채집에 쓰이는 도구를 마련하는 데에는 충분하고... 채집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생물 사육과는 또다른 즐거움이니, 채집이 갖고있는 메리트가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거주지가 대도시이고 채집할 생물이 살지 못하는 그런 환경이라면 어려울 수 있지만... 도심을 벗어나 교외로 나가보면 으레 논들이 있을것이고.. 논이 있으면 멀지않은 근방에 하천이나 저수지가 있기 마련이지요... 농약, 하수에 완전히 쩌들어버린 죽은 하천이 아닌 이상, 그곳에는 생물들이 살고 있을것이고, 그 생물중에는 물생활용 생먹이로 쓸만한 새우, 작은 물고기들도 얼마든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 서론은 이쯤 해두고... 이제부턴 새우, 참붕어, 납자루의 채집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를 하나씩 꺼내놓겠습니다.. 낚시를 다니면서 생미끼로 쓰려고 채집하면서 알게 된 것들이니 (나름)정확하다고 확신합니다...

#1. 채집장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고, 물고기를 잡으려면 물이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호랑이도 아무 굴에서나 사는 것이 아니고... 물고기도 역시 아무 물에서나 살지는 않지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생먹이 채집을 하려면 그놈들이 살만한 곳.. 즉 물의 양이 어느정도 확보가 되어있고 일정한 환경이 유지되는 곳으로 가야합니다. 그냥 도랑가처럼 주위 상황에 따라서 다이렉트로 영향을 받으며 상황이 변해쌓는 그런 곳에서는 기껏해야 해캄, 장구벌레... 운좋으면 물벼룩.. 대강 그 정도밖에는 찾아볼 수 없을겁니다.... 그것도 사랑하는 나의 고기에게는 주기에 찝찝하고 병이나 안옮기면 만번 다행일 것 같은... 저퀄리티 생물이 대부분이겠죠.
그러니 일단 채집장소는 여름에 휴양지로 찾아가는 여울처럼, 좀 널찍하고 수량도 풍부한.. 그런 곳이나 적절한 크기의 하천, 강, 혹은 저수지로 잡으셔야 합니다... 사는 생물도 다양하고 수도 많으니 채집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테니 말이죠...

#2. 도구
아마 반두(족대)나 비닐어포기가 가장 친숙한 도구일겁니다. 근데 반두는 어느정도 스킬과 팀워크가 필요하고 물속을 휘젓고 다녀야 하며, 비닐통발은 용량도 크지 않고, 설치할 장소에 돌 등을 쌓아서 물흐름을 늦추는 등의 사전작업을 해줘야 하기때문에 역시 물에 직접 들어가야합니다... 여름이 아니라면 요즘같은 온도에는 어렵지요.. 얕은 곳이라면 장화를 신거나 깊은 곳이라면 어민 분들이 입으시는 가슴장화를 착용하면 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또 추가로 돈이 들어가는데다가.. 비닐어포기는 크기가 너무 작고.. 투명도가 떨어지는만큼 물고기가 경계를 하기때문에 성능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저 어릴 적에는 유리로 된 어포기가 있었는데.. 그건 크기도 크고 효과도 좋았지만.. 요새는 찾아볼 수가 없더군요... 아크릴 재질의 어포기도 있지만, 역시 크기 면에서 만족스럽지가 않고, 만들어진 구조도 적합하지 않은것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것은 아예 망으로 된 새우채집용 통발입니다. 사이즈가 다양해서 집에서 가동하는 먹이용항의 크기에 맞추어 채집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집한 뒤에 생물을 꺼내기도 간편하며.. 무엇보다 경험상 제일 효율이 좋았기 때문이지요...
낚시점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 사는 것보다 가격이 쬐금 비쌉니다.. 물론 택배비를 생각하면 가격차이는 거의 없는데다, 채집용 미끼도 한자리에서 사갈 수 있고, 그 지역의 어느 곳에서 채집이 잘되는지 등의 돈주고도 못구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는 프리미엄이 있으므로, 낚시점을 이용하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밖에 필요한 도구로는.. 채집한 생물을 담아올 채집통과 산소공급을 위한 휴대용 에어펌프 등이 있겠습니다..

#3. 채집
자, 도구와 밑밥을 마련하셨으면 이제 적절한 채집장소로 가셔서 통발을 설치하셔야 합니다.. 이 때, 어떤 것을 채집할 것이냐에 따라 통발을 놓는 시간대, 장소가 달라집니다. 새우는 해질녘에 채집을 시작해서 1~2시간정도 있다가 통발을 거두어들여야 하지만, 참붕어나 납자루를 채집하려면 낮에 해야합니다. 물생활하는 분들 중에 상당수가 의외로 이걸 잘 모르시더군요. 어느 블로그에 글을 읽어보면 한낮에 새우잡으러갔다가 4마리 잡아서 왔다는 분도 있고... ㅋㅋㅋ
다시 정리하면... 일단, 새우는 하천, 계류, 저수지 등등등.. 분포하는 곳이 워낙에 넓으니 딱히 장소를 가리지는 않지만, 수초가 무성하게 자라고있는 곳 근처의 연안에 통발을 설치하십시오.
참붕어도 역시 분포지가 넓구요... 채집법은 새우랑 비슷합니다. 단지 한낮에 새우망을 설치해서 채집하셔야 되는데, 저녁무렵에는 참붕어가 통발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하지만 왠지는 몰라도 요즘같이 추워지는 때에는 낮에는 채집이 안되고 오히려 밤에 채집이 잘 되었습니다..
납자루.. 사실 얘네를 먹이로 쓰기보다는 관상어로 기르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은데... 암튼 이놈을 잡아서 먹이로 쓰시려거든 저수지보다는 물이 흐르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하천을 찾는것이 좋습니다.. 물흐름이 완만한 폭넓은 하천에 1~1.5m 정도 되는 약간 수심이 있는 곳에 새우망을 설치하시면 되는데, 납자루도 낮에 채집량이 많습니다.

#4. 보관과 이동.
잘 채집을 했으면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먹이항에 이놈들을 넣어야 하는데요... 채집지에서 사시는 곳까지의 거리가 가깝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1시간 가량 되는 거리에... 게다가 날씨가 더운 날이면 가져오는 놈들은 산소부족을 겪으면서 용궁행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휴대용 에어펌프를 꼭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밖에도.. 여름에는 아이스박스나 쿨링팩 등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지요... 진동, 소음도 가능한 줄여야 하고... 어쨌든 상황에 맞춰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야 폐사율이 적습니다...
새우와 참붕어야 그렇다쳐도... 납자루 이놈은.. 잡는 것보다 살려서 데려오는 게 더 힘듭니다.. 물론 새우랑 참붕어도 그러면 좋겠지만, 특히 납자루는 크기가 넉넉한 통에 좀 여유있게 데려와야 폐사율을 낮출 수 있답니다..

#5. 검역.
자연 그대로의 생먹이~ 애완어에게 가장 좋은 먹이가 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먹이가 될 수도 있겠지요... 어항 속과는 달리 각종 질병, 기생충등을 케어받지 않고 자라난 것들이니 여러가지 병을 달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귀찮다고 검역을 소홀히 하면 먹이가 달고있던 병을 애완어가 달고있는 경우를 볼 수도 있지요...
그것을 원치않으신다면 설파 썰트린, 골든엘바진, 아쿠아닥터 등등의 광범위한 예방, 치료용 약품으로 꼭 약욕을 시켜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채집 다녀오신 다음에는 꼭 손을 씻는 등의 위생관리를 하셔서 물고기로부터 기생충 등이 옮는 것을 방지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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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저것 쓰다보니 만연해졌네요.... 낚시를 다니면서 얻은 지식을 물생활과 크로스오버 해봤는데... 이건 그냥 오버 같기도 하구요;;; ㅋㅋ

어쨌거나 서두에서 말했듯이 육식어 기르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