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의 새우, 참붕어, 납자루에 이어 민물조개 채집에 대한 얘기를 써보고자 합니다...

칼납자루, 납자루, 납지리, 떡납줄개 등등등등..... 납자루아과 물고기를 기르시는 분들의 필수품은 아마 민물조개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수한 평소 모습과는 달리 휘둥그레해 질 정도로 황홀하게 혼인색으로 물든 납자루... 이 놈들이 번식을 하게 하려면 100에 20은 좋은 친어를 갖추는 것이요.. 나머지 80은 튼실한 민물조개를 구하는 것입니다.
근데 이노무 조개라는 게 파는데도 그리 많지 않은데다 내 맘에 드는 튼실한 조개를 받아볼 확률은 얼마 되지 않지요.. 복불복인지라.. SS급 튼실하고 상태좋은 조개를 받을수도 있는 반면, 볼품없고 비실거리는 쩌리 조개를 받을 수도 있는데... 그린피쉬에 전화해서 왜 이런 쩌리조개를 보냈나요.. 라고 해봤자 잡히는데로 보낸거라 저희는 어찌해 드릴 도리가 없습니다 고갱님.. 하는 대답을 들을 수 밖에 없을텐데...

바로 여기서 역시 채집의 묘미가 발동합니다. 비록 채집을 할 수 있는 시기가 한정되어 있지만, 내손으로 채집을 하면 \'내 입맛에 맞는\' 그리고 \'내가 원하는\' 크기와 상태의 조개를 얻을 수 있지요. DIY 정신과도 일맥상통합니다 ㅋㅋ

음음.. 무튼... 민물조개 채집에 대하여 어제처럼 각 챕터별로 나누어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께 배운 것들이고, 직접 여러 번 해본 것이기 때문에 이것도 나름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1. 장소
민물조개는 사는곳이 참 다양합니다.. 서식여건에 따라 종류도 참 여러가지구요.. 갯벌의 종류가 모래갯벌이냐, 펄갯벌이냐에 따라 서식하는 조개의 종류가 다른것과 통한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추천드리는 장소는 바로 논에 물을 대기위해 축조된 저수지입니다. 이유인 즉슨 채집의 편리함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어민들이 조개를 캐는곳은 갯벌... 만조때는 바다이지만 간조때는 땅이 드러나는.. 그런 곳이기에 바다생물도 서식하고.. 사람도 직접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민물은 어떨까요?... 강이나 하천, 호수 등등.. 조개가 사는 곳은 많지만, 갯벌처럼 뻘밭이 드러나지않는 관계로 사람이 직접 보면서 조개를 캐낼 수가 없습니다.

바로 그래서 저수지를 추천드리는 겁니다... 저수지는 농번기에 논에 물을 대야하면 제방을 열고 농수로로 물을 흘려보냅니다. 날이 갈수록 수위는 서서히 낮아지게 되고... 6, 7월 한여름이 되면 저수지 상류쪽은 아예 바닥이 드러나게 됩니다.. 바로 그 때가 민물조개를 캐내는 타이밍입니다..

#2. 도구
준비물은 갯벌에 생태체험학습을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햇볕을 가릴 모자, 수건, 장갑, 장화, 조개 담아올 통 등등... 적절하게 준비하셔서 가시면 되겠습니다.. 휴대용 에어레이션 용품도.... 있으면 좋습니다.. 저는 여태까지는 민물조개 잡으러 갈 때에 살려서 키우는 게 목적이 아니라 해감 토하게 하고 조개탕 끓여서 먹는 용도로 썼기 때문에 ㅋㅋ... 에어레이션은 안해줬었지만 말입니다..

#3. 채집
주변 저수지를 물색하셔서 바닥이 드러난 곳이 있으면, 이제 그 장소로 가시면 됩니다. 조개를 캐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개는 껍데기 속에서 발(?)이 나와서 이동을 하는데요... 바닥에 잘보면 조개가 지나간 자국이 있을것이고, 그 자국이 멈춰진 곳에 조개가 파고든 구멍이 있을겁니다... 그리 깊게 파고들어가지는 않으니 손으로 꺼내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꺼낸 조개를 대충 물에 휘휘 헹구어서 통에 담으면 되시겄습니다..

주의사항으로는... 제가 가는 저수지에는 자라가 사는데... 저희 아버지는 자라구멍과 조개구멍을 구별하실 줄 아십니다만.. 저는 잘 못하겠더군요... 조개는 대부분 밑바닥에 구멍을 파지만, 자라는 경사진 물과의 접경지역에 구멍을 파고, 조개는 지나간 자국을 남기지만 자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나간 자국이 없이 무언가 들어있을 것 같은 좀 큰 구멍은... 자라가 사는 구멍일 수 있으니.. 왠만하면 건드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리면..... ㅎ.. 많이 아야하다는군요.. 아시다시피 한 번 물면 잘 놓지를 않는 놈이 바로 자라란 놈입니다... 만약 자라한테 물렸을 때는 막 흔들거나 잡아당겨서 떼어내려고 하시지 말고 물속에 담그면 자라가 저절로 놓는다고 합니다..
또 그럴 일은 없겠지만.. 뱀굴이랑도 헛갈리지 마시구요.. 뱀은 뻘바닥 한가운데에 구멍을 파지는 않으니.. 조개만 찾으려면 물이 차있던 밑바닥을 보셔야겠습니다..

그리고 저수지는 낚시하는 분들이 많이 다녀가는 장소인만큼, 만약에 밑바닥에 발을 다치게 할만한 날카로운 것들이 있을지 모르니, 어지간하면 맨발로 들어가시지는 마시구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저는 맨날 맨발로 들어갔네요;;; 다친적은 없습니다만;;.. 근데 여러분은 그러시지 말길 바랍니다;;

#4. 보관과 이동
물고기에 비해서 많이 까다롭지 않습니다... 그냥 살던 곳의 물을 한 양동이 퍼서 조개를 담아 가져오면 되겄습니다.. 에어레이션을.. 해주면 나쁘지는 않겠지요...

#5. 검역
가져오셔서 깨끗한 물에 담가서 가지고있던 찌꺼기, 오물 등을 토해내게 하시고.. 수조에 온도를 맞춰서 입수시켜주시면 될겁니다... 물고기용 약품을 조개한테 써도 되는지 안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왠지 안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도 꼭 쓰셔야 겠다고 생각하신다면 물고기에 쓰는 것보다 농도를 더 옅게 해서 사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하진 않은데 그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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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지금은 철이 지난 얘기긴 하지만, 납자루 아과를 기르시는 분이나... 여름철에 레져를 가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